[필동정담] 비운의 고3

“아무 일 없어도 고3은 힘든데, 올해 고3은 시련이 너무 많다.” “코로나19의 가장 큰 피해자는 고3이다.” “올해 고3은 망했다. 재수를 각오해야 한다.

” 네 번의 개학 연기 후 13일로 예정됐던 등교개학마저 일주일 뒤로 미뤄지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고3 학부모들의 아우성이 들끓고 있다.

코로나19 사태가 터지지 않았다면 고3은 4월 말~5월 초 중간고사를 끝내고 지금쯤 6월 모의고사를 한창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. 예년 같으면 3월 모의고사 성적을 토대로 진로상담을 받고 수시·정시 중 길을 선택했겠지만 3월 모의고사마저 재택으로 치르면서 자신의 실력이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 파악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. 또한 수시에 활용할 동아리·봉사 등 비교과활동도 하지 못해 재수생에 비해 학생부가 부실해질 가능성도 커졌다.

20일 개학을 한다고 해도 시험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. 전국연합학력평가, 중간·기말고사, 모의고사 등 여름방학 전까지 5번이나 시험을 치러야 한다. 수시로 진학할 경우 통상 여름방학 때 자기소개서를 준비해야 하는데 방학이 짧아져 이 역시 시간이 빠듯하다. 그러다 보니 학부모들 사이에서 `2002년생은 비운의 세대`라는 자조가 나오고 있다. 코로나19 충격뿐 아니라 올해 고3은 바뀐 입시제도의 첫 적용 대상이 되며 혼란을 많이 겪은 세대이기도 하다. 이들이 중1 때 처음으로 자유학기제가 도입됐고, 교과과정은 개편됐으나 수능 개편이 1년 미뤄지면서 교과와 수능 형식이 따로 노는 학년이다. 문·이과 통합 첫 세대이기도 하다.

사실상 1학기를 다 날린 탓에 학습량이 적다 보니 고3이 재수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. 학부모들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. 등교가 또 연기될 가능성도 높은 만큼 교육부는 대입일정 변경뿐 아니라 재학생과 재수생 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비교과활동 반영 비율 조정 등 현실적인 대입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.

[심윤희 논설위원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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